잘 모르겠는데, 왜 똑같은 골목인데 3년째인 집이랑 6개월 만에 퇴거 붙은 집이 있을까요?
솔직히 저는 그냥 밥 먹으러 다니는 사람인데요. 근데 어느 날부터 메뉴판 사진 찍는 게 습관이 되더라고요. 원가 계산하려고 Started한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홍대 상권에서 사라지는 가게들의 공통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2023년만 해도 홍대 메인 골목에서 제 눈으로 확인한 폐업이 11곳이에요. 합정 쪽까지 넓히면 17개는 족히 넘고요.
1차 체크포인트: 첫 달 리뷰 수와 6개월 후 리뷰 수의 간격
제가 직접 메모장에 적어둔 건데요. 폐업한 11곳 중 9곳이 오픈 첫 달에 인스타 리뷰가 80건 이상 터졌어요. 근데 4개월 뒤에 다시 확인하면 2주에 리뷰 한 건 올라올까 말까예요. 반대로 2023년에도 여전히 영업 중인 곳 8곳은 어때요? 첫 달 리뷰가 40건程度이어도 꾸준히 2주에 3~5건씩 계속 올라와요. 이 수치 하나만 놓고 봐도, 초반 바이럴 의존도가 높은 집일수록 리뷰 유지에 실패한다는 패턴이 보이죠.
2차 분기: 메뉴 구성이 '체험형'인지 '재방문형'인지
여기서 재밌는 게 있어요. 폐업한 곳 중 7곳이 오픈 시그니처 메뉴가 '비주얼 특화'였어요. SNS에 올리기 좋은 비주얼, 그런데 맛은 그냥 그래. 반대로 살아남은 곳들은요? 시그니처 메뉴가 평범해도 사이드 메뉴 3~4개가 맛있어요. 손님이 "다음에 또 와서 저것도 먹어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구조. 홍대에서 2년 넘게 자리 잡은 이탈리안 사장님은 저한테 이런 말을 했거든요. "첫 impression보다 세 번째 방문 이유가 중요하다"고요.
3차 블랙박스: 단골 전환율, 그런데 이건 아무도 안 재요
제가 실제로 블로그에 올려서 사장한테 혼날 뻔한 썰인데요. 한 칵테일바 메뉴판 원가를 역산해봤어요. 재료비 기준 22% 정도 나왔는데, 같은 골목 맥주 전문점은 38% 정도였어요. 근데 칵테일바가 먼저 문을 닫았어요. 왜냐면 칵테일바는 재방문 단골 100명 기준 평균 방문 빈도가 2.1회/월이었고, 맥주 전문점은 4.3회/월이었거든요. 원가율이 낮아도 회전이 안 되면 의미없는 거예요. 이 데이터는 제가 직접 6개월 동안 같은 자리에 앉아서 세어본 거라 제 출처는 "제 눈"이에요.
단기 반짝 vs 장기 생존, 결국은 이 갈림길
홍대 상권에서 2023년을 버틴 곳들의 차별화 전략을 한 줄로 정리하면요. 초반 히트에 취하지 않고, 재방문 동기를 만드는 데 집중한 거예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건 상권만의 이야기는 아니에요. 밤문화 쪽도 마찬가지예요. 마포 지역 셔츠룸이나 유흥업소도 결국 "한 번 와보는 곳"에서 "또 가고 싶은 곳"으로 넘어가지 못하면 1년 안에 사라지는 패턴이 있거든요. 홍대 마사지 샵도 같은 맥락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합정역 근처에 3년째 단골인 홍대 마사지 샵이 있는데, 거기도 메뉴판 리뉴얼 안 한 지 2년째예요. 그게 오히려 신뢰를 주는 거죠.
어쨌든 요점은 이거예요. 홍대에서 장수하는 곳은 "처음엔 좀 밋밋해도 꾸준히 찾게 되는" 구조를 갖고 있고, 폐업하는 곳은 "처음엔 화려한데 두 번째 이유가 없는" 구조였다는 거. 이거 외에는 제가 설명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