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몰라서 그런데요. 홍대에서 권리금 2억 받고 가게 나간 사장님. 이거 실제로 이득 본 케이스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 질문을 작년 11월에 만난 분께 진지하게 던졌다가 한 시간 동안 임대차 계약 특강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폐업한 가게'와 '살아남은 가게'의 기준 자체가 완전히 잘못됐다는 걸요.
## 권리금 2억은 성공의 증거가 아니다
그 분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2023년 3월, 홍대역 3번 출구에서 도보 4분 거리. 2층짜리 건물 1층 전부를 쓰던 B라는 업소가 있었대요. 주류 판매 허가 받은 유흥주점이었고, 2018년부터 운영했으니 나름 터줏대감 축에 들었죠.
그런데 이 B사장님이 작년 여름에 권리금 2억 받고 나갔어요. 바이럴 마케팅 업계 종사자들은 이걸 보고 "봐요? 잘 나가는 가게는 권리금도 높게 받고 나간다니까" 라고 했죠.
근데 진짜 웃긴 건 그 다음이에요.
B사장이 나간 자리에 들어온 C라는 분. 2억 주고 인수했는데 월세가 무려 680만원이었대요. 여기에 관리비 별도로 45만원.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세요? 권리금 2억의 실체는 '장사가 잘돼서'가 아니라 '임대차 계약이 아직 2년 남아서' 였다는 거예요.
## 2023년 홍대 폐업 1순위는 '임대료 착시' 때문이다
제가 아는 부동산 중개사 형님 왈, "홍대에서 장사 망한다고 하는 놈들 열 중 아홉은 임대료가 아니라 권리금을 보고 들어왔다가 망한다" 였어요.
진짜로요. 2023년 한 해 동안 홍대에서 폐업한 유흥업소 18곳을 제 지인 계약서만 모아서 분석해봤는데, 공통점이 하나 있었어요. 전부 다 기존에 운영되던 업종의 매출 자료만 보고 권리금을 지불했다는 거.
여기서 잠깐. 님이 지금 임대차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면 이거 한번만 확인해보세요:
- 현재 임대인의 보증금 대비 월세 비율이 8% 넘는가?
- 권리금 산정 시 '시설양도금'과 '영업권'의 비율이 6:4 이상인가?
- 전 임차인의 카드 매출 자료와 실제 현금 매출의 괴리가 있는가?
이거 세 개만 체크해도 70%는 걸러집니다.
## 살아남은 가게는 권리금을 '지불'하지 않는다
자, 그럼 반대 케이스를 볼까요? 합정역 쪽에서 작년에 오픈해서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C라는 곳이 있어요. 이분은 오히려 권리금을 안 줬어요. 왜냐하면 임대인과 직접 계약하면서 "권리금 대신 보증금을 5천 올리겠다" 라고 협상했거든요.
어이없게 들릴 수 있는데, 이게 진짜 전략이었대요. 홍대 상권에서 권리금이라는 게 결국 '과거의 영광에 대한 가격' 이잖아요. 근데 이분은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2년의 유동성에 올인한 거죠.
월 임대료가 20만원 정도 싸지는 대신 보증금이 5천만원 올라가는 구조. 이게 왜 똑똑한 선택이냐면, 홍대 유흥 업종의 경우 시즌 매출 변동폭이 무려 300%까지 나오는 곳이어서, 고정비인 임대료를 20만원 낮추는 게 운영 난제 해결의 키가 된다는 거예요.
## 누구를 위한 권리금인가
그런데 이쯤 되면 궁금하지 않나요? 막상 권리금 받고 나간 B사장님은 정말 이득을 본 걸까요?
계산을 해볼게요. B사장님은 2021년에 이 가게를 인수하면서 권리금으로 1억 2천을 냈어요. 2023년에 2억 받고 나갔으니 겉으로는 8천만원 이익이죠. 하지만 코로나 시즌에 발생한 적자, 인건비 상승분, 그리고 매달 빠져나간 680만원의 월